꿈 많은 청년이 이천에 머물기를 결심한 이유
청년활동가‧마을기획자 김지희

💬 작은 움직임을 만들던 꼬맹이 기획자
어릴 적부터 혼자서 꼼지락, 꼼지락, 의미를 담은 움직임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이천에서 나고 자란 호기심 많고 겁 없던 아이는 꿈많고 열정 가득한 청년으로 자라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다. 각종 영화제를 매년 방문하고 영화제 자원활동가 심리학사와 청소년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도 늘 놓치고 싶지 않았던 핵심은‘가치’였다. 연관 없어 보이는 활동을 끊임없이 지속했던 이유도 결국 가치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마음은 계속해서 ‘가치 찾기’로 향했고 이천에도 많은 가치가 생기길 꿈꿨다. 타지가 아닌 나의 발이, 나의 친구가, 내 가족이 머무는 이천에서 말이다. 생각해 보면 내가 경험했던 모든 활동은 결국 이천에도 다양한 가치와 문화가 담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싶어서였다. 청년이 많은 이천에서 같은 마음을 품은 청년과 가치를 만들어갈 수는 없을까. 미디어영상, 광고기획, 상담학까지 복수 전공하며 다양한 경험과 기획을 시도했던 나는 어느새 기획자를 꿈꾸는 청년이 되었고 2020년 즈음, 직장생활과 동시에 같은 마음을 가진 청년을 찾기 위해 소규모 청년 활동을 시작했다.
💬 둘이 되고 셋이 되니 만들어지는 물결
열정 많은 사회초년생, 재직 중에도 기획에 대한 열망은 계속됐다. 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근무하며 환경에 관심이 깊어졌고 미래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는 올바른 어른이 되고 싶었다. 좋은 어른이 되고 더 큰 물결을 만드는 것, 혼자 기획하는 것에 한계를 느낄 즈음 감사하게도 마음 맞는 청년을 만났다. 그렇게 열정 많은 청년 둘이 모여 환경 소모임‘작은 들판’을 운영했다.

비록 둘 뿐이지만 꾸준히 환경 잡지를 읽으며 함께 공부했다. 저탄소 청소법을 알리는 피켓 캠페인을 설봉공원에서 진행하고, 우리의 가치를 가장 가까운 지인에게 알리는 NPP파티(No Plastic Party), ‘나를 비우고 서로 나누며 삶을 채우는 지속가능한 바자회’를 자체적으로 열었다. 누군가 칭찬해주지 않아도, 우리의 열정만큼 사람이 모이지 않아도,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타인과 지구를 위해 기획하고 행동하는 우리의 마음을 스스로 칭찬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경험을 함께 쌓았고 이런 삶을 나눌 수 있는 청년을 더 만나고 싶었다. 그런 청년 어디 없을까?
나처럼 지역의 청년을 만나서 소통하고 싶은 청년은 아직 모이지 못했을 뿐 이천 곳곳에 있었다. 청년들이 직접 청년 정책을 발굴하고 시에 제안하는 청년 소통기구 ‘이천시 청년활동네트워크’ 1기가 출범됐고 청년 30여 명이 모였다. 지역을 바르게 이끌어가고 싶은 사람이 나뿐인 줄 알았던 꼬맹이 청년기획자는 청년활동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하고 멋진 청년들을 만났고 복지문화분과장으로서 분과를 이끌어갔다.

이천 청년이 타지가 아닌 이천에서 꾸준히 문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지 매월 재미있게 회의하며 의견을 나누었다. 함께 만든 정책 중 두 가지를 공유하고 싶다. 먼저 청년만의 문화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동아리 “S.E.C.(Share-나눔, Eco-환경, Create-창조)”를 개설하여 청년 스스로 기획력을 발휘해 사회적 약자를 도울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연령대, 직종의 청년이 모여 가치를 공유하고 지역을 활성화하는 장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두 번째는 “이천시 누구나 포스터-누구나 이달의 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라는 포스터를 제작하는 청년 활동을 제안했다. 월마다 다양한 직업, 나이, 계층 등 이달의 주제를 정해 이천 시민 중 한 명을 선정하여 인터뷰, 화보 촬영, 추후 포스터 제작 및 기사 편집을 하는 프로젝트 활동이다. 지역공동체 활성화와 동시에 사각지대 없이 모두에게 균형 있는 관심 부여를 실현하고 소통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했다.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청년에게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도 고민했다. 분과 위원 내에서 “모든 청년이 제한 없이 문학을 즐길 수 있도록 편집합니다.”를 타이틀로 문학편집 동아리 『각,색(各,色)』를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시각장애인의 문학접근권 향상을 위해 손수 문학작품을 골라 여러 형식의 문학작품을 점자로 엮었다. 부족하지만 직접 점자를 배우고 작업하며 타인의 마음을 배려하는 경험을 했고 총 40여 권의 문학 점자책을 관내 도서관, 전국의 점자도서관에 기증했다. 책을 읽을 이름 모를 청년이 이 책을 통해 어떠한 방식으로든 좋은 거름이 되길, 누군가 우리를 질책하고 비난할 때에 오래 걸릴지라도 다시 회복하고 일어날 수 있는 강인한 청년이 되길 바라며 함께 작업하고 완성했다.

정책 제안도 중요하지만 이천에서 ‘청년의 가치’를 높이려면 결국 청년들이 함께 꾸준히 활동하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기에 청활 2기에도 지원하였고 감사히 한 번 더 복지분과장을 맡게 되었다. 1기 때는 모두 미혼의 청년들과 활동했다면 2기에서는 기혼인 청년들과도 함께 했다. 20대를 넘어 30대의 청년, 자녀를 둔 청년의 시각에서 더 폭넓은 청년 정책을 발굴하고 제안할 수 있었다.
‘청년 번아웃을 방지 아이디어 공모전’, 폐교를 활용하여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청년 메이커스 공간’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 정책을 발전시켜 청년들이 더욱 성숙한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며 결혼의 행복함을 알아가도록 돕는 ‘스테이 굿 메리지’ 사업을 진행했다. 연인과 예비부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TCI 심리검사와 그림책플라워테라피, 이천에서 결혼하고 자녀를 둔 복지분과 위원이 직접 알려주는 결혼에 대한 진심 어린 이야기를 전하며 이천의 청년들이 건강하게 사랑을 이루고 이천에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힘썼다.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다 보니 나를, 우리를, 청년을 응원하고 인정해주는 사람이 많아졌고 그 응원은 더 나아가고 싶은 마음의 밑거름이 되었다. 밑거름을 발판 삼아 청년이 더 모이고 더 가치를 키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더 자주 모이고 더 자주 소통하고 싶었다.
💬 더 가치 있는 큰 흐름을 향해
계속해서 모이고 싶은 내 마음과는 달리 어떤 청년은 이천 생활에 지쳐서 떠난다. 누구는 떠나고 새로운 누군가 올 때도 내가 중심이 되어 주변의 청년들과 함께 작은 가치를 꾸준히 만들어갔다. 꾸준함은 기회가 되어 제1회 이천청년축제의 운영지원팀장 제안을 받았다. 청년 활동 새내기인 내가 맡아도 되는 자리일까, 어렵고 버거울 때도 많았지만 청년 50명이 모였고 밤새가며 서로에게 기대어 청년을 위한 축제를 향해 달려갔다. 돌이켜보면 혼자는 버겁던 일도 해낼 수 있었던 이유는 기획단원 모두의 도움이 있었기에, 청년이 행복한 축제를 만들자는 마음이 가득했기에 가능했다.

3월부터 9월까지 무려 7개월 동안 축제기획단의 청년들과 관계를 맺고 신뢰를 쌓으며 느낀 점은 ‘넓고 큰 생각을 품은 청년들’은 서울만이 아닌 이천 안에도 많다는 것이다. 축제 때 만난 청년들과 함께 성장하고 연결되어 이천의 기존의 문화를 더 풍성하고 새롭게 창출하며 청년 문화의 흐름을 만드는 우리가 되길 기대해본다.
좋은 마음으로 꾸준히 활동하니 함께하고 싶은 좋은 인연도 찾아왔다. 올해 7월부터는 상상만 했던 좋은 관계와 경험을 쌓는 중이다. 이천청년축제를 준비하며 뜻이 맞는 동료이자 인생 선배를 만나서 ‘더좋아진 기획사’에서 이천 지역 문화의 가치를 빛내는 기획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지역 특산물인 쌀을 활용한 지역 캐릭터를 개발하기도 하였고, 여러 플리마켓에서 직접 만든 굿즈를 판매하며 더 의미 있는 개발을 위해 계속해서 회의하고 있다.

마음 맞는 청년 동료와 함께하니 청년을 위해 직접 할 수 있는 것도 계속해서 많아졌다. 이천시 청년일자리카페 청년이룸의 개소프로그램으로 "이룸메이트찾기"를 진행하였다. 로컬 굿즈를 만들며 마음 채움 수업을 듣고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베이킹을 함께하며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지금은 나와 같은 이천청년기획자를 양성하는 "청년이룸 기획크루 - 청년문화기획자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기획 교육과 동시에 ‘우리가 모이면 웃을 일이 참 많다!’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재미있는 기획을 청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중이다.

꼬맹이 기획자에서 나아가 이제는 더 좋아진 기획을 하며 느낀 것은 재미가 있어서 사람이 모이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들,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였기에 그 자체가 ‘재미’라는 것이다. 규모가 큰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사람을 잘 돌보고 가치를 키우는 것이다. 이천에서 더 큰 흐름을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졌다. 이천을 벗어나고 싶었던 청년의 몸도 마음도 이천에 머무르게 되었다. 항상 더 크고 좋은 일을 하고 싶던 사회초년생은 이젠 조금 더 큰 물결을 만드는 기획자로 성장하고 있다.
청년활동가, 이천에 오래 머무를 수 있을까? 좋은 흐름을 지속하려면
이천에 살면서 더 재밌고 의미 있는 경험과 다양함을 찾아 서울로, 타지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본 청년이 있을까? 청년의 때를 이천에서 살아가며 우리가 원하는 빠른 변화와 다양한 유행을 기대하기엔 사실상 어렵다. 그래서 이천을 떠나 다양함이 머무르는 서울로 가고 싶었을 때가 아주 많았다. 하지만 근 3년간 이천에서 청년 활동을 하며 느낀 것은 결국 지역이 어디든 함께하는 마음과 가치가 있다면 그 마음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은 셋이 되고 다수가 되어, 우리가 모여 다양하고 재밌는 청년 활동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토록 부럽고 바라던 것은 결국, 모이면 반갑고, 가치와 행복을 나누며, 함께‘관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건강한 관계를 맺는 청년들이 이천에도 많아지려면 물론 모임 지원, 공간, 활동비 등의 물리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좋은 흐름을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해서는 더 나아가 결국 나를 아끼고, 청년 모임을 아끼고, 지역 커뮤니티를 아끼는 청년들이 계속해서 모여야 한다.

근 3년간 다양한 청년들과 활동하며 이천에도 곧 청년이 만들어가는 좋은 흐름이 많아질 것이라 확신이 들었다. 여기 이천에는 이천의 청년 발굴을 위해 인문학 독서모임을 기획하고 모이는 청년들이 있기에, 청년축제 준비를 위해 이주일 내내 새벽 1시 넘어 귀가한 청년이 있기에, 청년 대상 교육을 한 명에게라도 더 알리려 어디서나 번개 회의를 하고 새벽 2시까지 포스터를 붙이는 청년이 있기에, 본인 잠을 줄여가며 청년의 꿈을 밝히기 위해 기획을 하는 청년이 있기에, 청년이 살기 좋은 이천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청년활동가 모두의 노력이 헛되지 흘러가지 않도록 그들의 가치를 끊임없이 퍼트리는 청년기획자, 청년활동가로 앞으로도 이천에 머물러 보려 한다.
본 글은 계속해서 쌓여 갈 ‘이천 청년 생활일지’이자 ‘성장 스토리’다. 청년의 때에 이천에서 사는 게 맞을까? 의문을 품었던 나처럼 ‘여기서 대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청년이 곳곳에 있을 것이다. 그런 청년들이 모여 마음과 합을 맞추고 가치를 발굴할 수 있도록 발로 뛰며 돕는 활동가가 되려 한다. 그래서 어딘가에서 고민하고 있을 이천 청년이 이 글을 읽으며 조금이라도 웃고, 약간의 희망과 가능성을 느끼길 바란다. 정말 흔하고 뻔한 말이지만, 당신 곁에 우리가 있다. 연락을 언제나 환영한다. 먼저 손 내밀어주시면 바로 잡으러 가겠다!
꿈 많은 청년이 이천에 머물기를 결심한 이유
청년활동가‧마을기획자 김지희
💬 작은 움직임을 만들던 꼬맹이 기획자
어릴 적부터 혼자서 꼼지락, 꼼지락, 의미를 담은 움직임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이천에서 나고 자란 호기심 많고 겁 없던 아이는 꿈많고 열정 가득한 청년으로 자라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다. 각종 영화제를 매년 방문하고 영화제 자원활동가 심리학사와 청소년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도 늘 놓치고 싶지 않았던 핵심은‘가치’였다. 연관 없어 보이는 활동을 끊임없이 지속했던 이유도 결국 가치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마음은 계속해서 ‘가치 찾기’로 향했고 이천에도 많은 가치가 생기길 꿈꿨다. 타지가 아닌 나의 발이, 나의 친구가, 내 가족이 머무는 이천에서 말이다. 생각해 보면 내가 경험했던 모든 활동은 결국 이천에도 다양한 가치와 문화가 담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싶어서였다. 청년이 많은 이천에서 같은 마음을 품은 청년과 가치를 만들어갈 수는 없을까. 미디어영상, 광고기획, 상담학까지 복수 전공하며 다양한 경험과 기획을 시도했던 나는 어느새 기획자를 꿈꾸는 청년이 되었고 2020년 즈음, 직장생활과 동시에 같은 마음을 가진 청년을 찾기 위해 소규모 청년 활동을 시작했다.
💬 둘이 되고 셋이 되니 만들어지는 물결
열정 많은 사회초년생, 재직 중에도 기획에 대한 열망은 계속됐다. 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근무하며 환경에 관심이 깊어졌고 미래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는 올바른 어른이 되고 싶었다. 좋은 어른이 되고 더 큰 물결을 만드는 것, 혼자 기획하는 것에 한계를 느낄 즈음 감사하게도 마음 맞는 청년을 만났다. 그렇게 열정 많은 청년 둘이 모여 환경 소모임‘작은 들판’을 운영했다.
비록 둘 뿐이지만 꾸준히 환경 잡지를 읽으며 함께 공부했다. 저탄소 청소법을 알리는 피켓 캠페인을 설봉공원에서 진행하고, 우리의 가치를 가장 가까운 지인에게 알리는 NPP파티(No Plastic Party), ‘나를 비우고 서로 나누며 삶을 채우는 지속가능한 바자회’를 자체적으로 열었다. 누군가 칭찬해주지 않아도, 우리의 열정만큼 사람이 모이지 않아도,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타인과 지구를 위해 기획하고 행동하는 우리의 마음을 스스로 칭찬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경험을 함께 쌓았고 이런 삶을 나눌 수 있는 청년을 더 만나고 싶었다. 그런 청년 어디 없을까?
나처럼 지역의 청년을 만나서 소통하고 싶은 청년은 아직 모이지 못했을 뿐 이천 곳곳에 있었다. 청년들이 직접 청년 정책을 발굴하고 시에 제안하는 청년 소통기구 ‘이천시 청년활동네트워크’ 1기가 출범됐고 청년 30여 명이 모였다. 지역을 바르게 이끌어가고 싶은 사람이 나뿐인 줄 알았던 꼬맹이 청년기획자는 청년활동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하고 멋진 청년들을 만났고 복지문화분과장으로서 분과를 이끌어갔다.
이천 청년이 타지가 아닌 이천에서 꾸준히 문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지 매월 재미있게 회의하며 의견을 나누었다. 함께 만든 정책 중 두 가지를 공유하고 싶다. 먼저 청년만의 문화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동아리 “S.E.C.(Share-나눔, Eco-환경, Create-창조)”를 개설하여 청년 스스로 기획력을 발휘해 사회적 약자를 도울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연령대, 직종의 청년이 모여 가치를 공유하고 지역을 활성화하는 장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두 번째는 “이천시 누구나 포스터-누구나 이달의 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라는 포스터를 제작하는 청년 활동을 제안했다. 월마다 다양한 직업, 나이, 계층 등 이달의 주제를 정해 이천 시민 중 한 명을 선정하여 인터뷰, 화보 촬영, 추후 포스터 제작 및 기사 편집을 하는 프로젝트 활동이다. 지역공동체 활성화와 동시에 사각지대 없이 모두에게 균형 있는 관심 부여를 실현하고 소통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했다.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청년에게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도 고민했다. 분과 위원 내에서 “모든 청년이 제한 없이 문학을 즐길 수 있도록 편집합니다.”를 타이틀로 문학편집 동아리 『각,색(各,色)』를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시각장애인의 문학접근권 향상을 위해 손수 문학작품을 골라 여러 형식의 문학작품을 점자로 엮었다. 부족하지만 직접 점자를 배우고 작업하며 타인의 마음을 배려하는 경험을 했고 총 40여 권의 문학 점자책을 관내 도서관, 전국의 점자도서관에 기증했다. 책을 읽을 이름 모를 청년이 이 책을 통해 어떠한 방식으로든 좋은 거름이 되길, 누군가 우리를 질책하고 비난할 때에 오래 걸릴지라도 다시 회복하고 일어날 수 있는 강인한 청년이 되길 바라며 함께 작업하고 완성했다.
정책 제안도 중요하지만 이천에서 ‘청년의 가치’를 높이려면 결국 청년들이 함께 꾸준히 활동하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기에 청활 2기에도 지원하였고 감사히 한 번 더 복지분과장을 맡게 되었다. 1기 때는 모두 미혼의 청년들과 활동했다면 2기에서는 기혼인 청년들과도 함께 했다. 20대를 넘어 30대의 청년, 자녀를 둔 청년의 시각에서 더 폭넓은 청년 정책을 발굴하고 제안할 수 있었다.
‘청년 번아웃을 방지 아이디어 공모전’, 폐교를 활용하여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청년 메이커스 공간’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 정책을 발전시켜 청년들이 더욱 성숙한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며 결혼의 행복함을 알아가도록 돕는 ‘스테이 굿 메리지’ 사업을 진행했다. 연인과 예비부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TCI 심리검사와 그림책플라워테라피, 이천에서 결혼하고 자녀를 둔 복지분과 위원이 직접 알려주는 결혼에 대한 진심 어린 이야기를 전하며 이천의 청년들이 건강하게 사랑을 이루고 이천에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힘썼다.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다 보니 나를, 우리를, 청년을 응원하고 인정해주는 사람이 많아졌고 그 응원은 더 나아가고 싶은 마음의 밑거름이 되었다. 밑거름을 발판 삼아 청년이 더 모이고 더 가치를 키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더 자주 모이고 더 자주 소통하고 싶었다.
💬 더 가치 있는 큰 흐름을 향해
계속해서 모이고 싶은 내 마음과는 달리 어떤 청년은 이천 생활에 지쳐서 떠난다. 누구는 떠나고 새로운 누군가 올 때도 내가 중심이 되어 주변의 청년들과 함께 작은 가치를 꾸준히 만들어갔다. 꾸준함은 기회가 되어 제1회 이천청년축제의 운영지원팀장 제안을 받았다. 청년 활동 새내기인 내가 맡아도 되는 자리일까, 어렵고 버거울 때도 많았지만 청년 50명이 모였고 밤새가며 서로에게 기대어 청년을 위한 축제를 향해 달려갔다. 돌이켜보면 혼자는 버겁던 일도 해낼 수 있었던 이유는 기획단원 모두의 도움이 있었기에, 청년이 행복한 축제를 만들자는 마음이 가득했기에 가능했다.
3월부터 9월까지 무려 7개월 동안 축제기획단의 청년들과 관계를 맺고 신뢰를 쌓으며 느낀 점은 ‘넓고 큰 생각을 품은 청년들’은 서울만이 아닌 이천 안에도 많다는 것이다. 축제 때 만난 청년들과 함께 성장하고 연결되어 이천의 기존의 문화를 더 풍성하고 새롭게 창출하며 청년 문화의 흐름을 만드는 우리가 되길 기대해본다.
좋은 마음으로 꾸준히 활동하니 함께하고 싶은 좋은 인연도 찾아왔다. 올해 7월부터는 상상만 했던 좋은 관계와 경험을 쌓는 중이다. 이천청년축제를 준비하며 뜻이 맞는 동료이자 인생 선배를 만나서 ‘더좋아진 기획사’에서 이천 지역 문화의 가치를 빛내는 기획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지역 특산물인 쌀을 활용한 지역 캐릭터를 개발하기도 하였고, 여러 플리마켓에서 직접 만든 굿즈를 판매하며 더 의미 있는 개발을 위해 계속해서 회의하고 있다.
마음 맞는 청년 동료와 함께하니 청년을 위해 직접 할 수 있는 것도 계속해서 많아졌다. 이천시 청년일자리카페 청년이룸의 개소프로그램으로 "이룸메이트찾기"를 진행하였다. 로컬 굿즈를 만들며 마음 채움 수업을 듣고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베이킹을 함께하며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지금은 나와 같은 이천청년기획자를 양성하는 "청년이룸 기획크루 - 청년문화기획자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기획 교육과 동시에 ‘우리가 모이면 웃을 일이 참 많다!’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재미있는 기획을 청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중이다.
꼬맹이 기획자에서 나아가 이제는 더 좋아진 기획을 하며 느낀 것은 재미가 있어서 사람이 모이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들,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였기에 그 자체가 ‘재미’라는 것이다. 규모가 큰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사람을 잘 돌보고 가치를 키우는 것이다. 이천에서 더 큰 흐름을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졌다. 이천을 벗어나고 싶었던 청년의 몸도 마음도 이천에 머무르게 되었다. 항상 더 크고 좋은 일을 하고 싶던 사회초년생은 이젠 조금 더 큰 물결을 만드는 기획자로 성장하고 있다.
청년활동가, 이천에 오래 머무를 수 있을까? 좋은 흐름을 지속하려면
이천에 살면서 더 재밌고 의미 있는 경험과 다양함을 찾아 서울로, 타지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본 청년이 있을까? 청년의 때를 이천에서 살아가며 우리가 원하는 빠른 변화와 다양한 유행을 기대하기엔 사실상 어렵다. 그래서 이천을 떠나 다양함이 머무르는 서울로 가고 싶었을 때가 아주 많았다. 하지만 근 3년간 이천에서 청년 활동을 하며 느낀 것은 결국 지역이 어디든 함께하는 마음과 가치가 있다면 그 마음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은 셋이 되고 다수가 되어, 우리가 모여 다양하고 재밌는 청년 활동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토록 부럽고 바라던 것은 결국, 모이면 반갑고, 가치와 행복을 나누며, 함께‘관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건강한 관계를 맺는 청년들이 이천에도 많아지려면 물론 모임 지원, 공간, 활동비 등의 물리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좋은 흐름을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해서는 더 나아가 결국 나를 아끼고, 청년 모임을 아끼고, 지역 커뮤니티를 아끼는 청년들이 계속해서 모여야 한다.
근 3년간 다양한 청년들과 활동하며 이천에도 곧 청년이 만들어가는 좋은 흐름이 많아질 것이라 확신이 들었다. 여기 이천에는 이천의 청년 발굴을 위해 인문학 독서모임을 기획하고 모이는 청년들이 있기에, 청년축제 준비를 위해 이주일 내내 새벽 1시 넘어 귀가한 청년이 있기에, 청년 대상 교육을 한 명에게라도 더 알리려 어디서나 번개 회의를 하고 새벽 2시까지 포스터를 붙이는 청년이 있기에, 본인 잠을 줄여가며 청년의 꿈을 밝히기 위해 기획을 하는 청년이 있기에, 청년이 살기 좋은 이천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청년활동가 모두의 노력이 헛되지 흘러가지 않도록 그들의 가치를 끊임없이 퍼트리는 청년기획자, 청년활동가로 앞으로도 이천에 머물러 보려 한다.
본 글은 계속해서 쌓여 갈 ‘이천 청년 생활일지’이자 ‘성장 스토리’다. 청년의 때에 이천에서 사는 게 맞을까? 의문을 품었던 나처럼 ‘여기서 대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청년이 곳곳에 있을 것이다. 그런 청년들이 모여 마음과 합을 맞추고 가치를 발굴할 수 있도록 발로 뛰며 돕는 활동가가 되려 한다. 그래서 어딘가에서 고민하고 있을 이천 청년이 이 글을 읽으며 조금이라도 웃고, 약간의 희망과 가능성을 느끼길 바란다. 정말 흔하고 뻔한 말이지만, 당신 곁에 우리가 있다. 연락을 언제나 환영한다. 먼저 손 내밀어주시면 바로 잡으러 가겠다!